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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303 (Unreleased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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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nchurn
- @eunchurn
TB-303
Acid의 대명사인 베이스라인 신디사이저. Roland사에서 저와 비슷한 탄생시기에 출시한 TB-303은 말그대로 (기타리스트를 위한)베이스라인이었다가 애시드 하우스에서 중독성있는 베이스라인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TR-909 드럼머신과 찰떡궁합이기도 합니다. 1982년에 TR-909를 설계한 Tadao Kikumoto가 TB-303도 설계했다고 하는데 이 베이스 신디사이저는 당시에 최저의 판매기록으로 1984년부터 판매중단했다고 합니다.
곡 설명
Acid 테크노 하우스를 즐겨듣고, Future Retro 777 신디사이저와 Doepfer 아날로그 스퀀서 같은걸 좋아하는 저로선, TB-303은 몇가지 에뮬레이터로 자주 쓸 정도로 많이 좋아합니다. 가지고 놀다가 좋은 라인들이 나오기도 하고... 또한 스텝 시퀀서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스텝시퀀서 딸려있는 베이스 신스는 나름 톤을 잡는 과정에서 필터 레조넌스를 올렸을 때 찌그러지는 소리가 참 자극적이며 이게 특정 스텝에서 반복적으로 튀어나오면 정신을 명료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 Acid 테크노 하우스의 묘미는 빌드업에 있는 것 같습니다. 드럼들의 소리들이 추가가 되면서 베이스라인의 소리가 미묘하게 변화하는 과정도 전체 플로우를 풍성하게 만들기도 하죠.
그러다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다. 303 자체의 베이스 소리는 굉장히 Fat 하며 살짝 드라이브가 걸린 느낌에 Resonance / Accent로 드라이브를 가속시키는 느낌인데 303 신스자체의 오버된 사운드는 찌그러지는데 이 소리가 예쁘기도 하고, 하지만 303 에뮬레이터들은 간혹 Drive 노브가 있는 경우가 있을까? 드라이브를 더 추가할 여지를 둔다는 의미일거라 생각하며, 2008년 당시엔 실험을 많이 하던 시기였기도 하고, 303을 직접 사긴 어려웠고, 에뮬레이터의 아웃풋을 고등학교 밴드시절 쓰던 기타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를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받아보니 좋아서 TUBE-303 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303과 궁합이 좋은 909로 드럼들을 찍고나서(이 당시엔 드럼찍는게 일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왜 어릴때로 돌아갈 수 없는건지...), 같은 톤으로 여러개의 녹음을 받았습니다. 물론 스트레오라이징는 노동력을 투입해야합니다. (같은 소스를 여러번 다른 환경으로 받아야 함) 당시에 많이 쓰던 신스 레이어링 하는 기법(?)인 같은 신스의 Tune을 아주 미세하게 조절한 후 쌓는 방식을 취해봤습니다. 이 약간 다른 튠의 녹음된 소스들은 L에 배치하고 R쪽 1-10ms 딜레이를 주고, 원본 소스는 R에 배치하고 L쪽 1-10ms 딜레이를 주며 스테레오라이징을 하여 모노 트랙을 풍성하게 하는 과정이죠. 가끔식은 집중력을 올리기 위해 중간 중간 Center로 밀어넣기도 합니다.
이곡을 당시 회사에서 싱글 발매 초읽기까지 갔다가, 마지막에 제가 거부했습니다. 첫 오리지널 트랙 발매를 싱글로 하기도 뭐하고 뭔가 가지고 놀다가 나온걸 발매라니 응? 누가 Acid 하우스 한곡을 들어주나 싶었고, 아무도 303에 기타 이펙터를 걸어본 사람이 없을텐데 하며 말이죠... 그런데 찾아보니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