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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 2022.10 5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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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을 떠나보내며

인턴을 뽑고나서 3개월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마음의 고민이 많이 커졌다. 애초 인턴 개발자를 주니어 개발자와 큰 차이는 없이 생각했다. 나에게는 요즘 주니어 개발자들은 슈퍼 퍼모먼스를 보이는 슈퍼 주니어를 목격해서인지 주니어급이다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신입 주니어개발자이든 인턴이든 기대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완벽한 상태로 퍼포먼스를 내며 현업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인력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것보다는 이 사람이 탄탄한 기초지식에 대해 관심과 열의가 있는지 그리고 모르는 것을 알기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관찰하게 된다.

인턴을 경함한 한 사람의 글을 보니 내가 종종했던 말들이 겹쳐보였다.

분명 "회사는 학원이 아니다"라고는 했지만, 그 뒤에 더 붙은 말이 있다. "팀장과 팀원은 현시점에서 여러분의 최고의 자원이기도 하다." 내가 인턴을 일부러 실력만 평가하기 위해 세미나를 요청하거나 과제를 내는 것이 아니다. 세미나를 요청했을 때 어느 수준까지 알고 있고 어느 수준까지 자기가 학습했는지, 그리고 모르는 부분을 어느 수준까지 나열하여 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고민해서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원했다. 그리고 과제는 인턴이 완료하기에 어려운 과제를 낸다. 과제를 완벽히 수행해서 결과물을 냈을 경우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또한 중요했다. 코딩 스타일이라던지 디자인 패턴은 다른 팀원들이 구사하고 있는 것들을 학습해서 프로젝트에 참여할 준비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세미나는 그렇지 못했다. 다른 팀원들도 이미 다 아는 내용이며 여기저기 블로그에서 봤던 내용들의 편집 그리고 자신의 고민은 녹아있지 않았다. 단순 정보의 나열이다. 그럴때 들었던 생각은... "음 팀원들이 구글 검색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긴 한데 왜 우리가 시간을 내어 이걸 듣고 있어야 하지?"와 "그래서 이 세미나 주제를 가지고 우리랑 토론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 것일까..."였다. 시간이 좀 아까웠다. 나는 세미나는 잡담에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제 내에서 여러 팀원들의 의견이 섞이면서 화성도 다녀올 수 도 있다. 결국 침묵하게 만드는 세미나 혹은 일방적으로 흐르는 교육, 정보의 나열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단순 정보의 나열을하고 자기의 생각을 녹아내는 토론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나에겐 석박사 과정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세미나가 있었다. 교수님들 그리고 박사님들 선배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한주동안 연구한 내용을 발표한다. 자주 혼나기도 했지만 그때 경험했던 세미나와 토론은 고되긴 했지만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그로인해 매주 논문에 대한 그림이 보였고 연구와 실험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었고, 연구 방법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들을 쌓을 수 있었다. 무튼 회사에서 이정도까지 강도 높은 세미나는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비주기적인 세미나라도 함께 알았으면 하는 주제를 놓고 같이 토론하는 방식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매우 필요한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이벤트를 숙제를 처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마인드셋은 나에게는 아니었다. 자신이 경험하고 자신의 관점으로 이 주제를 바라보고 이야기했어야 했다. "velog 포스트에서 보니 그렇다고 합니다."가 아니라 "제가 해보니까 뭐가 잘 안되었고, 이게 왜 필요한지 아직 잘모르겠다." 이러한 내용을 원했다.

그리고 몇번의 과제도 그렇지 못했다. 용기를 돋게하기 위해 가장 잘하는 분야를 물어보고 기간도 직접 선택하게 하고 관련 과제를 내주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그리고 과제 기간동안 질문이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잘하는 분야이니 잘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우리의 코드를 이미 충분히 학습하고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지만 아니었다. 마감일 당일 다 완료하지 못한 상태였고, 반응형도 모두 깨져있었다. 코드는 엉망이었고... 회사는 학원이 아니다. 학원에서 제출할 결과물 수준으로 온보딩하여 업무를 진행하기 어렵다. 진행하는 동안 왜 그런 과정을 겪게 되었는지 나에게 왜 털어놓지 못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어렵고 무서운거라면 다른 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인턴의 잘못도 아니었다. 내가 시스템을 만들어두지 못했다. 3개월이라는 기간도 전임자의 대충 던진 말에서 나온 기간이었고, 평가 체계는 없었다. 단계별로 평가를 해서 통과하지 못하면 조기에 종료를 시켰어야했다. 3개월이란 오랜기간 두리뭉실한 평가로 몇번의 진지한 경고와 방향성 제시만 가지고 될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3개월이라도 작은 조직에 한명이었기 때문에 구성원들과 정이 많이 들었을꺼라고 생각하니 맘이 무겁고 힘들었다.

이러한 일로 인턴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평가하도록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